[천재골퍼 미셸 위 나의 2005]“크리스마스 휴가 손꼽아요”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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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아름다운 ‘천만장자 골프 소녀’ 미셸 위. 그는 본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한국 연예인 비가 나오는 드라마를 자주 본다”며 근황을 밝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미소가 아름다운 ‘천만장자 골프 소녀’ 미셸 위. 그는 본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한국 연예인 비가 나오는 드라마를 자주 본다”며 근황을 밝혔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손꼽아 방학을 기다리는 마음이야 또래 여느 소녀와 다를 바 없었다. 운동과 공부에서 잠시 벗어나 실컷 놀고 싶다는 얘기.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기에 연말을 맞아 자유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 보였다.

‘천만장자 골프 소녀’ 미셸 위(위성미·16). 미국 하와이에 살고 있는 그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크리스마스가 언제 오나 달력을 자주 쳐다 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 주부터 2주 동안 겨울방학에 들어가는데 성탄절 휴가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사촌들을 초청해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보내기로 했다는 것.

벌써부터 바닷가를 뛰놀 생각에 들떠 있는 미셸 위에게 올 한 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남녀 프로대회를 넘나들며 선배들과 당당히 맞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을 포함해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0월에는 프로 전향을 발표하며 소니, 나이키와 1000만 달러에 이르는 스폰서 계약을 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주목 속에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으나 작은 실수로 실격 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 시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폭스스포츠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스포츠인 5위에 오르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낸 미셸 위는 즐거운 기억만을 남기고 싶은 듯했다.

“많은 일이 일어났고 좋은 경험을 했어요. 아픈 얘기는 다시 하고 싶지 않네요.”

그러면서 7월 미국의 권위 있는 아마추어 대회인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서 예선을 거쳐 여성으로 최초로 본선에 올라 최연소로 8강까지 오른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다른 대회와 달리 매치플레이로 맞붙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긴장된 승부가 오히려 흥미롭다는 게 그 이유.

하와이 푸나후 스쿨 11학년생(고교 2학년생에 해당)인 미셸 위는 요즘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2시 반까지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 3시 반부터 6시까지는 골프장에서 훈련을 한다. 저녁때는 1주일에 4차례씩 헬스클럽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다진다.

골프 훈련 때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퍼팅에 주력하고 있다. 아버지 위병욱 하와이대 교수는 “퍼팅은 경험이 중요한 만큼 점점 나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달 초에 스폰서를 하고 있는 나이키의 내년 시즌 캘린더 촬영을 마친 미셸 위는 지난주에는 앞으로 입게 될 나이키 디자인팀을 만났다.

“디자이너들이 옷을 수십 벌 갖고 왔어요. 내년이 아니라 2007년에 입게 될 옷을 벌써부터 준비해야 하더라고요. 옷 갈아입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꽉 짜인 일정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미셸 위는 한국 드라마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미니시리즈 ‘이 죽일 놈의 사랑’을 빌려다 보는 게 최고의 즐거움이에요. 비가 나오는데 너무 멋있어요. ‘일요일이 좋다’도 매주 빼놓지 않고 봐요.”

패션과 연예인에 관심 많은 10대 소녀 미셸 위는 내년 시즌 두 가지 큰 목표를 세웠다.

LPGA투어 우승과 미프로골프(PGA)투어 컷 통과.

“LPGA투어에서 꼭 이기고 싶어요. 준우승만 몇 번 해 아쉬웠거든요. 또 PGA투어에 다시 도전해 컷에 걸리지 않고 싶어요.”

내년에 LPGA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인 미셸 위는 내년 1월 10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막되는 PGA투어 소니오픈에 3년 연속 출전하는 것으로 시즌을 힘차게 시작한다. “한국에도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어요. 응원해 주는 팬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할게요. ”

새해부터 본격적인 프로 골퍼로 뛰어드는 미셸 위의 목소리는 밝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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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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