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카트먼 前KEDO 사무총장, 최창윤 前장관 딸과 내달 결혼

  • 입력 2005년 9월 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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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찰스 카트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전 사무총장(56)이 고(故) 최창윤(崔昌潤) 전 총무처 장관의 큰딸 윤희(允姬·38) 씨와 결혼한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등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주요 북-미 협상을 주도해 온 그는 2001년부터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KEDO 사무총장을 지내다 올해 8월 31일 물러났다.

미국 뉴저지 주 버건카운티에서 ‘에버그린 소아과’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최 씨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뒤 뉴욕 세인트빈센트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카트먼 전 총장은 1일 “1987년 주한 미대사관에 근무할 때 업무관계로 최 장관을 알게 된 뒤 가족과도 친하게 지내왔다”며 “10월 하와이에서 양쪽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씨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데이트를 시작한 지는 몇 달 되지 않았다”며 “호놀룰루에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하니 천국(Paradise)에 온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트먼 전 총장은 이혼한 전 부인과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최 씨는 미혼이다.

최 씨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맺어준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18년이라는 연령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최 전 장관과 카트먼 전 총장과의 각별한 인연이 영향을 미쳤다.

카트먼 전 총장은 “최 장관은 영어에 능통한 한국 관료였다”며 “자주 만나면서 개인적으로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씨는 “카트먼 전 총장에게서 나도 몰랐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나의 뿌리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라면 미래를 함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카트먼 전 총장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도 깊을 뿐만 아니라 영화, 독서, 야구 등 취미도 비슷해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얼마 전 (카트먼 전 총장의) 두 딸을 만났는데 훌륭하게 자란 것을 보고 나도 그런 딸을 낳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밝게 웃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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