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자귀모」 칸토라테스역 이성재

  • 입력 1999년 8월 12일 18시 23분


지난 9일 ‘자귀모’의 시사회가 열린 서울 중앙시네마극장 앞. 검은 색 옷차림의 영화배우 이성재(29)가 극장 앞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지만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사람들 속에 섞여있으면 뭔가 달라보이는 ‘배우’적인 특징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 장점이자 약점. 편안하고 따뜻해 보이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강렬한 개성은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자신은 “인상이 평범하니까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지 않을 수 있어 좋다”며 “평범하지 않은 새로운 역할, 금기 때문에 억눌러 왔던 욕망들을 극대화해 표현해보고 싶은 욕구도 늘 들끓는다”고 말한다.

그런 욕망에 비한다면 ‘자귀모’에서 그의 역할은 평범한 편. 차분하고 지적인 그의 인상에 딱 맞는 착한 귀신 칸토라테스 역할을 맡았기 때문. 그러나 조금은 쓸쓸해보이고 로맨틱한 이미지의 칸토라테스는 ‘자귀모’에서 소리를 버럭 지르고 과장돼 보이는 다른 귀신들 사이에서 돋보였다.

“특수효과가 많은 영화를 해본 적이 없어 느낌잡기 어려웠어요. 사람의 몸을 통과하거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경험을 해볼 수는 없지 않아요? 빨려들어간다는 느낌을 갖고 연기하려 노력했지만 많이 힘들었습니다.” TV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로 따뜻한 연인의 역할을 해온 그는 ‘자귀모’촬영을 끝낸 뒤 “남자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 그래서 ‘주유소 습격사건’을 골랐고 요즘은 머리를 짧게 자른 깡패 역할에 잔뜩 신이 나 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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