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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5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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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주목하는 문제의 돌은 경북 고령 지산동 48호 가야고분 봉분(封墳)과 주변 지표면에박혀 있는돌덩이들. 모두길이 1m 내외로, 길쭉한 모습. 민교수는 이를 수석(樹石)이라 부른다.
48호분을 앞에서 보면, 봉분 왼쪽에 거북 모양의 돌 하나와 오른쪽에 사람이 웅크린 듯한 모양의 돌 3개가 있다. 왜 고분 위에 돌이 놓여 있는 것일까. 그것도 유독 이 48호분에만.
민교수는왼쪽 돌이거북 모양이라는 데 착안, 가야왕조의 출현과 어떤 관계가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거북은 탄생과 번영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동쪽의 돌 3개. 이중 둘은 크고 하나는 작다. 민교수는 큰 돌은 부부를, 작은 것은 자식을 의미한다고 보고 이것이 가야 왕족이 아닐까 가정한다.
또한 그 아래 지표면엔 비슷한 모양의 돌 5개가 있다. 민교수는 5개의 돌은 6가야 중 대가야를 제외한 5가야를 뜻하는 것으로, 종주국인 대가야를 호위하고 따르는 모양이 아닌가 보고 있다.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배치한, 특별한 돌이라는 판단이다.
민교수는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48호분이 대가야의 건국 시조와 관련된 고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의 전통 조경에서 출발, 민속 고고 풍수 지리 등 전통의 모든 분야를 넘나드는 민교수. 그의 견해는 아직 가능성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아닌 현실을 위해 그의 ‘가야 찾기’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