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속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니 무거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는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의 인사말이 없었더라도 이날 모임은 예전같지 않은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단연 많이 받은 참석자는 ‘경제청문회 대상 1호’로 지목되는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였다. 평소 토론을 즐기기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한두마디의 인사말 외에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강전부총리가 만찬장에서 김용환(金龍煥)자민련부총재와 맞닥뜨렸을 때는 의례적인 인사말도 없이 어색한 미소만 오갔다.
이날 가장 각광받은 인물은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 경제기획원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75년에 공직을 그만두고 줄곧 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주요 회원’은 아니었다. 그는 특유의 억양으로 “문안인사 드리러 왔슈”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지만 곳곳에서 “총재님, 여기 앉으시죠”라는 권유가 터져 나왔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