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대부분 본적등 「뿌리」모른다…주민증발급때 당황

  • 입력 1997년 10월 26일 19시 37분


『본적은 뭐고 호주는 또 뭐예요』 『아빠는 「인천 박씨」이고 엄마는 「서울 김씨」예요』 이처럼 자신의 뿌리를 모르는 고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2동사무소 주민등록 담당 신완철(申完澈)씨는 만17세가 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러온 고교생들이 본적이나 호주를 몰라 당황할 때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학생들은 대부분 집에서 신청서를 적어오지만 열 명중 두 명 정도는 본적과 호주를 몰라 빈칸으로 들고 온다는 것. 동사무소에 있는 세대별카드를 통해 알려줄 수도 있지만 신씨는 학생들에게 굳이 『집에 전화를 걸어 부모님께 여쭤봐라』고 시킨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사무소의 주민등록 담당 직원은 『동사무소에 와서 쓰는 경우에는 본적이나 호주를 제대로 쓰는 학생이 열에 하나 정도』라고 말했다. 자신의 한자이름을 못쓰는 경우도 30%에 달한다. 이 경우 동사무소에 있는 자료를 보고 한자이름을 가르쳐줘야 한다. 이같은 현상은 출생신고를 하러온 신세대 부부들도 마찬가지. 아이 부모의 본관란에 기재토록 돼 있는 자신 또는 남편의 본관을 몰라 허둥대는 어머니들이 절반이나 된다. 이럴 때는 친정이나 남편직장 등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느라 법석을 떤다. 이밖에 「慶州」 「安東」 「全州」같은 본관 지명을 못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동사무소 직원인 오경희씨(경기 부천시 소사구 송내1동)는 『첨단교육도 중요하지만 뿌리에 대한 교육이 너무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승훈·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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