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대 고용률이 5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3년 연속 20대 취업자 수도 줄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7만 명 감소한 344만 명이었다. 같은 기간 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뜻하는 고용률은 61%에서 60.2%로 떨어졌다. 20대 인구보다 취업자 수가 더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고용률이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 정도에 그쳐 청년 일자리가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나타난 뼈아픈 결과다.
더구나 청년들의 취업난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는 취업자 수와 고용률뿐이 아니다.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첫 직장을 구하는 기간이 2020년 10개월에서 지난해 11.5개월로 길어졌다. 구직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20, 30대도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이들 중 절반이 1년 이상 쉬고 있다. 이러니 장기간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쉬고 있는 ‘장백청’(장기 백수 청년), ‘전업 자녀’(취업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라는 말이 나온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20대가 고용시장에서 사라진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인구가 줄면 바늘구멍 취업난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만성 취업난과 고용률 하락은, 현실이 이 같은 기대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또한 신입 공채보다 경력직 중심 채용이 확산되면서 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들이 넘어야 할 일자리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복합적이다. 청년 눈높이에 맞게 취업지원 제도, 시장 진입 규제, 노동 환경, 금융 지원 환경을 재설계해야 한다. 우선은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 시장이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서비스 분야에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아야 한다. 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청년 일자리에 두고 투자와 서비스산업 진입 규제를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AI 도입 등으로 달라진 고용 시장에 맞게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훈련과 취업지원 시스템도 필요하다.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쉬었음’ 청년의 일자리, 주거, 부채, 건강 등 실태를 파악하고 종합대책을 내놔야 한다. 일자리와 소득이 없는 청년에게 저리 대출 같은 금융 지원은 일시적으로 고통을 덜어주는 ‘진통제’일 뿐이다. 청년이 미래를 꿈꾸게 하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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