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연금, ‘증시 부양-환율 방어’ 선 넘지 말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9일 23시 24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자료사진). 뉴스1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자료사진). 뉴스1
정부가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주식 등 자산 배분 전략 등을 긴급 논의한다. 기금위가 통상 하던 3월쯤이 아닌 1월에 회의를 열어야 할 만큼 금융시장 상황이 긴박하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비중은 전체 자산의 17.9%로 상승했다. 이후 코스피가 사상 첫 4,900 선을 돌파한 만큼 이 비중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국민연금이 설정한 올해 말 국내 주식 비중 목표는 14.4%, 전략적·전술적 배분 유연성을 다 포함해도 19.4%다. 턱밑까지 한도가 찬 셈이다. 국민연금이 연간 주식 보유 한도를 맞추려고 주식을 내다 팔면 5년 전처럼 ‘국민연금발 주가 하락’이 재연될 수 있다. 이번 기금위에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한도를 높이는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1%포인트 높이면 약 15조 원의 매수 여력이 생긴다. 국내 증시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자산 규모가 1500조 원대에 이르는 국민연금을 국내 시장에만 묶어둬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국민연금 투자 비중이 커질수록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지는 점도 문제다. 나중에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할 경우 주가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부나 개인 투자자 눈치를 보며 팔아야 할 때를 놓치면 수익률이 추락한다.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 한도는 한번 높이면 낮추기 어렵다. 한도 확대를 논의할 때는 이런 점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지금 국민연금은 외환시장 ‘소방수’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해외 투자로 외환시장을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까지 몰고가는 것은 당연히 자제돼야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외환시장 안정에 동원돼서 중요한 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투자 수익률을 희생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국민연금의 가장 큰 책무는 누가 뭐래도 국민의 노후 자금을 안전하게 불리는 것이다. 그 우선순위가 뒤바뀌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주식비중#자산배분#코스피#국내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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