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상을 하는 것,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렇게 미래를 바꾸는 것이다.”
―장강명 ‘먼저 온 미래’ 중
공민수 교사·‘최강의 AI 공쌤반 아이들’ 저자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시대, 학교에서 미래를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 미래 교육의 출발점은 기술이 아니라 상상이며, 그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게 하는 일이다.
AI 활용 프로젝트로 고전동화를 웹툰으로 만드는 수업을 했다. ‘토끼와 거북이’를 골라서 다시 읽었다. “이 이야기가 지금 우리 학교에서 일어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교실의 공기가 달라졌다. “토끼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해야 하는 애 같아요.” “거북이는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는 친구 같아요.”
아이들은 AI 도구로 인물과 배경, 말풍선을 조합하며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했다. 토끼는 무엇이든 잘하는 적극적인 친구로, 거북이는 속도는 느리지만 끝까지 해내는 친구로 바뀌었다. “토끼는 잘하는 게 많아서 장기자랑도 이것저것 다 신청했을 것 같아요.” “거북이는 느린 걸 아니까 계속 연습했을 것 같아요.”
AI 웹툰 도구는 표현을 대신해 주는 장치가 아니라 생각을 구체화하는 발판이었다. 아이들은 기술을 통해 자신의 해석을 시각적으로 구성했고, 익숙한 동화를 낯설게 재배치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이야기를 선택하고 재구성하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었다. “자기 속도로 가는 것도 용기예요.” 아이들의 말 속에서 동화의 결말은 더 이상 하나가 아니었다.
AI는 생각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생각이 자라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줄 뿐이다. 아이들 안에 “나도 미래에 참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좋은 상상은 질문이 되고, 그 질문은 행동이 된다. 그 믿음이 교실에 먼저 온 미래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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