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라는 말, 이제 은퇴할 때[내가 만난 명문장/이삼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2일 2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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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은퇴 문화는 21세기라는 새로운 현실 속에서 금세 한물간 개념이 되고 있다.”

―알렉스 자보론코프의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 중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인구보건복지협회장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인구보건복지협회장
현재 우리가 당연시하는 정년은 일정 연령에 이르기 전까지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직장에서 해고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패이면서, 그 연령을 초과해서 직장에서 계속 있지 못하게 하는 족쇄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나이가 들면 ‘비생산적’이라는 편견이 존재한다. 기업 입장에서 근로자가 나이가 들면 고임금으로 부담은 늘어나는데 생산성이 낮아 비효율적이라는 우려도 있다. 노인 문제의 석학인 저자는 고령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화에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수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평균수명은 100세를 향해 가고 있다. 현재 고령층의 건강이나 능력 등은 과거에 비해 월등하게 좋아졌다. 미래 고령층의 건강과 능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더구나 한국은 초저출산 현상을 겪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 출생 인구) 모두 2030년대 중반쯤에는 60세 정년을 맞이할 것이다. 노동력 부족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들에 비추어 보아 우리나라에서도 ‘은퇴’라는 말은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오래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건강과 능력이 허용하는 한 원하면 누구든지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정년제도에서 정년선택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경험이 자산’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어 노동시장에서 연령차별주의적 관행이 철폐되어야 한다. 또 일-휴식 양립 사회를 만들고, 나이만이 아닌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인구보건복지협회장


#은퇴#말#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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