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을 대하는 태도[내가 만난 名문장/박소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일 2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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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시련을 가져다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갭)이 있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중에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교수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교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는 오래된 고전이다. 저자는 나치 치하에서 강제 수용소를 네 곳이나 전전하다 살아온 사람으로 스스로를 설명한다. 그는 사람이란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하게 저항하고 맞서 싸울 수 있는 존재라고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닥친 시련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지만 시련에 대한 자신의 태도, 반응은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에 따라 삶의 차이가 생긴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매일 주어지는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며 살고 있나? 습관적으로 하던 대로 반응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어떤 자극을 받으면 대개 하던 대로 반응한다. 그래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치 자동 시스템 같다. 익숙한 길을 운전할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목적지로 향하는 것과 같다.

자동 시스템은 힘들고 피곤할 때 더욱 활성화된다. 스트레스가 크거나 피곤할수록 익숙하게 하던 대로 반응한다. 하지만 이런 자동 반응 속에 변화와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달리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극을 마주했을 때 바로 반응하지 않고 잠시 멈추어 그 사이에 ‘공간(갭)’을 둔다면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생긴다. 어떻게 반응할지 스스로 선택할 자유가 주어진다. 그 자유 속에서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이 싹튼다.

시련이 없는 삶이란 없다. 누구나 살면서 시련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련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방식은 모두가 다르다. 아우슈비츠라는 극한의 자극에서도 매 순간 반응의 선택에 자유와 책임을 다한 그를 보면서, 스스로 매일의 자극과 시련에 어떻게 반응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교수


#빅터 프랭클#죽음의 수용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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