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 1년… 尹 “통합 최대한 우선” 초심 되살려 국민 마음 얻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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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3.8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3.8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꼭 1년 전 오늘 새벽 대선 승리를 확정지었다. 국회 여소야대 상황에서 윤 정부는 반쪽짜리 정권이었다. 이 정부가 입법 능력을 갖춘 온전한 정권이 될지 여부는 내년 4월 총선에 달렸다. 그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친윤(親尹) 여당 지도부가 구성된 것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다. 축배를 들 일이 아니라 앞으로 더 신중하게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최근 좀 높아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40% 안팎에 머물러 있다. 전당대회는 결과만 보면 윤 대통령이 당심(黨心)만은 확실히 장악한 것 같지만 냉정하게 내용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기현 대표의 52.9% 득표는 경선 룰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꾼 데다 이른바 윤심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반면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의 득표를 합치면 47.1%로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윤 대통령은 1년 전 대선에서 48.56%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0.7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중도적 유권자가 합세하지 않았으면 이기기 힘들었을 간발의 차다. 1년 뒤 전당대회에서 당원들 사이에서도 중도 안 후보와 비윤(非尹) 천 후보가 각각 23.7%, 14.9%를 얻었다. 민주당이 지금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지지도가 떨어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라도 이탈해서 대선 때의 팽팽한 균형을 깨뜨릴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적지 않다.

행정과 입법이 분리된 대통령제라 할지라도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는 사람들로 구성되는 게 자율적인 결사체인 정당의 이념에 맞다. 다만 여당 지도부가 친윤 일색이 된 데다 대통령 뜻에 대한 존중을 넘어 맹종하는 수준으로 나아가 정당한 비판력까지 상실한다면 그것은 정당의 확장성을 떨어뜨려 총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당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넘어 무리한 공천 개입 등으로 분열을 초래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지금 하는 정부 인사부터 포용과 탕평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그런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중도적 유권자가 문재인 정권을 거치면서 진보에서 멀어져 보수 쪽으로 기운 현상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국민 통합을 최대한 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 초심을 되살려 겸손한 정치로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대선 1년#윤석열 대통령#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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