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용산 이전비, 취임식 초청자 등 애매한 해명이 의혹 더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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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곧 입주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새 대통령 관저의 모습. 동아일보DB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곧 입주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새 대통령 관저의 모습. 동아일보DB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으로 당초 정부가 요구한 496억 원보다 306억9500만 원이 더 들어갔다고 SBS가 그제 보도했다. 국방부의 공사비, 행정안전부의 공무원 통근 버스비, 경찰청의 급식비를 용산 집무실과 한남동 관사 예산으로 끌어다 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어제 “부처가 자율적 판단에 따라 집행한 것”이라며 “직접 비용이 아닌 예산집행 과정에서 부수되는 부대비용”이라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집무실 이전비 고의 축소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취임식 초청 명단을 둘러싼 의혹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장모 등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관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행안부는 “지난해 청룡봉사상을 받아 초청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상자 5명 중 3명은 아예 초청받지 못했다. 초청 경위가 납득돼야 공흥지구 수사가 지지부진한 배경과 연결되지 않을 텐데 대통령실은 “전체 명단이 없어 확인이 어렵다”고만 하고 있다.

김 여사가 올 5월 취임식과 6월 스페인 순방 때 착용한 목걸이, 팔찌, 브로치에 대한 해명도 마찬가지다. 500만 원 이상 보석은 재산신고 대상인데, 6000만 원대로 알려진 보석은 신고가 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500만 원 미만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어떤 보석을 누구에게, 얼마를 주고 빌렸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데도 대통령실은 “여사님이 판단하실 문제”라며 추가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올 3월 집무실 이전 비용에 대해 “1조 원이니 5000억 원이니 하는 얘기들은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직접 비용만 집무실 이전비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지금이라도 직간접적으로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산의 전모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은 첫 해명이 나중에 번복되면서 의혹을 키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거리낄 것이 없다면 구체적인 전후 사정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런 의혹들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용산 이전비#애매한 해명#의혹 더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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