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국 경찰서 198곳에 정보과를 부활시켜 정보 경찰 1400여 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 정부가 2024년 2월 현장 치안을 강화한다면서 일선서 정보과를 없애고 지방경찰청 단위로 정보 부서를 개편했는데, 이를 원상 복구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캄보디아 대학생 납치 사건 같은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고 범죄 첩보를 원활히 확보하려면 정보과 부활이 필요하다는 게 경찰 측 주장이다.
경찰이 범죄 예방이나 국민 안전과 직결된 정보를 적극 파악하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방대한 경찰 정보조직이 지역 곳곳에서 밀착 활동하며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사생활 정보를 저인망식으로 수집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또 그 과정에서 정치인 동향 정보 등을 수집할 가능성도 있어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과거 정보 경찰은 노조나 시민단체 등의 동향을 조사한다는 명분 아래 불법 사찰 논란을 빚은 적이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 땐 일선 경찰서 정보과가 댓글 여론 조작에 동원된 적이 있다. 박근혜 정부에선 경찰청장이 지역 정보 경찰에게 야당 후보의 약점을 조사하고 지역별 판세를 분석하도록 하는 등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정보 경찰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고려해 ‘정보관’ 명칭을 ‘경찰 협력관’으로 바꾼다고 한다. 하지만 외피만 바꿔서 될 일이 아니다. 관련 시행령에 사생활 정보는 수집하지 않도록 하긴 했지만 수집 가능 범위를 ‘공공 안녕 관련 위험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보’라고 모호하게 규정해 일선 정보관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현재로선 정보 경찰의 활동이 적법한지 감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다. 국가경찰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조사 권한이 없고, 정치적 독립성도 담보되지 않아 실효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정부 들어 경찰은 검찰청 폐지로 국가의 중추 수사기관이 됐고, 국내 정보 수집 업무도 독점하고 있다. 안 그래도 ‘공룡 경찰’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수집 정보를 범죄·치안 정보로 국한해 명확하게 한계를 정하고, 충분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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