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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횡설수설/이정은]美의 틱톡 경계령

입력 2022-08-18 03:00업데이트 2022-08-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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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모든 게 들여다보입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직원들이 2021년 9월 내부 회의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한 회의 참석자는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엔지니어를 “모든 접근권을 가진 마스터 관리자”라고 불렀다. 틱톡의 모(母)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에서 미국 서버에 담긴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14개의 틱톡 내부회의 녹음파일을 입수, 공개했다.

▷중국의 30대 인터넷 사업가 장이밍이 개발한 틱톡은 15초∼1분가량의 동영상을 공유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댄스, 음악, 패션 등을 동영상으로 쉽게 편집해 올릴 수 있어 젊은층에 큰 인기다. 전 세계 사용자 수는 10억 명,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23.6시간으로 유튜브를 추월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해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악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안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정치권의 틱톡 규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상원의원들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틱톡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워싱턴의 대중 강경파들은 틱톡을 ‘트로이의 목마’라고 부른다. 중국공산당이 틱톡 앱에 ‘백도어’를 심어 사용자들의 전화번호와 생년월일은 물론 지문, 홍채 같은 생체정보에 접근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가 유출된다고 국가안보 위협까지 될까 싶지만 타깃이 연방정부 직원이나 고위 관료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의 정보를 해킹에 이용하면 주요 부처나 정보기관의 서버 침투까지 이론상 가능해진다. 틱톡을 사용하는 주요 인사들의 휴대전화가 도청 장치로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미국 내 틱톡과 중국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위챗’ 사용을 중지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없었던 일이 됐지만, 안보위협을 둘러싼 논쟁은 오히려 가열되는 분위기다. 미국뿐 아니다. 영국과 뉴질랜드 의회는 틱톡 계정을 닫거나 사용 중단을 권고했고, 인도는 틱톡을 포함한 59개 중국 앱 사용을 금지시켰다. 호주에서는 틱톡, 위챗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안업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틱톡 이슈는 결국 SNS를 이용한 중국과 미국 간의 정보보안, 이를 넘어 국가안보와 연관된 기술전쟁으로 봐야 할 것이다. 틱톡이 사용자 정보를 미국과 싱가포르 서버에 저장하고, 미국 업체 오러클에 보안을 맡기겠다지만 개별 업체의 몸부림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첨단기술이 가능케 한 침투력은 틱톡이 아닌 다른 앱을 통해서도 또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동영상 속 댄스와 노래, 코미디를 마냥 즐기기만 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정은 논설위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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