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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세계국채지수 가입과 새 기회[기고/최상대]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입력 2022-08-15 03:00업데이트 2022-08-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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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올해 국채 발행 잔액이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세수와 더불어 정부 재원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채는 경제 성장과 재정 수요 증가에 따라 꾸준히 늘고 있다.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적정 국채 규모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국채를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가이다.

우리 국채시장은 규모와 제도적 측면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해왔지만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높은 금리를 지불하는 소위 ‘원화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우리나라와 신용등급이 비슷한 국가의 10년물 국채 평균 금리가 0.8%였는 데 반해 한국은 2.1%였다.

국가별 정책금리와 환율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금리 격차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외국인 투자가 부족한 데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외국인투자가의 국채 보유 비중이 30∼40%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20%를 밑돌고 있다.

세계국채지수(WGBI)는 이러한 우리나라 국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식시장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처럼 WGBI는 선진국 국채를 대표하는 지수다. 지난해 중국까지 편입되는 등 세계 23개 주요국 국채가 포함돼 있는데 한국은 아직 가입하지 못했다.

WGBI 가입은 우리 경제에 어떤 이득을 가져올까. WGBI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 규모는 2조5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WGBI에 가입할 경우 이 중 50조∼60조 원이 국내로 유입되고, 이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연간 5000억 원에서 1조1000억 원의 이자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국채 잔액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재정 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국채에 대한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가 늘어나면서 국채 및 외환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정부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도 개선을 통해 WGBI에 가입하고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자 한다. 그동안 WGBI 가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에 대한 이자소득세 부과 문제였다. 외국인투자가 입장에서는 국가 간 상이한 세율 계산과 각종 과세 정보 관리 등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안에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비과세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줄어드는 세수에 비해 국채시장 발전, 이자 절감 비용 등 편익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외국인 국채 투자에 비과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외환시장을 선진화하고 유로클리어 같은 국제예탁결제기구를 통한 국채 거래 활성화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이 차질 없이 시행돼 국채 투자 환경이 대폭 개선되고 우리 국채가 WGBI에 편입됨으로써 한국 경제와 국민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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