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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외고 폐지’도 오락가락, 박순애 체제론 교육개혁 어림없다

입력 2022-08-08 00:00업데이트 2022-08-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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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학연령 하향 관련해 학부모단체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2022/08/02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외국어고 폐지’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같은 날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한 살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공개한 지 나흘 만에 폐기를 시사한 데 이어 외고 폐지도 발표 일주일 만에 백지화를 선언한 것이다.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문제지만 반대 여론을 이유로 갓 발표한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행태도 황당하다. 70년 넘게 유지돼온 학제를 바꾸려면 정책의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교한 추진 전략을 세웠어야 한다. 그런데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마자 허둥대며 폐지 얘기를 꺼냈다. 특수목적고 존치는 정부의 국정 과제다. 하지만 특목고 중 유독 외고만 없앤다고 했다가 반발이 나오자 이번에도 별다른 해명이나 설득 노력도 없이 백기부터 든 것이다. 이렇게 쉽게 거둬들일 정책을 무슨 생각으로 불쑥 하겠다고 발표부터 한 건가.

이러니 애초에 교육부가 취학연령 하향 조정이든, 외고 폐지든 정책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그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박순애 장관은 행정학자이고 장상윤 차관은 국무조정실, 이상원 차관보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교육 문외한 3명이 교육부를 이끌고 있다. 박 장관의 정책보좌관에는 여당 원내대표의 보좌진 출신이 임명돼 실세의 ‘자리 챙겨주기’ 의혹까지 받고 있다. 박 장관은 “외부자적 시각에서 교육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중립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했지만 동의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윤석열 대통령이 박 장관을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업무보고 파문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 위기를 맞은 교육 개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학령인구 급감과 산업 구조 변화에 대비하려면 교육과정 개편, 교사 정원 감축 및 교원 양성 체계 개편, 교육 재정 제도 개편, 입시제도 재설계 등 학제 개편 못지않게 이해 당사자들의 극렬한 반발이 불가피한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정책에 대한 전문성도 조심성도 의지도 없는 아마추어 리더십으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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