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품은 한국 기초예술, 더 높이 날려면[기고/전병극]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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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미국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국제 음악 콩쿠르를 휩쓸고 있다. K팝, 드라마, 영화 중심의 한류에서 클래식, 미술, 문학 등 기초예술까지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 예술인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이 ‘하나의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흐름’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제자 임윤찬에 대해 “본인 인생을 본인의 템포대로 살려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시간’은 한국의 모든 예술인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이다. 한국의 예술인들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창작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대원칙 아래 민간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예술인이 독창성을 구현하는 창작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정부 지원을 단년 위주에서 다년 지원으로 확대해 창작환경을 안정화하고, 대표 프로젝트를 발굴·육성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 2030 예술인을 위한 생애 첫 지원, 3년 이상 예술 활동이 없었던 예술인을 대상으로 경력단절 이음 지원을 추진해 사각지대 없이 창작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컬처의 원천인 미술, 클래식, 문학 등 기초예술 지원도 확대한다. 한국은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5대 미술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공동으로 개최되는 것은 한국 미술시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 생태계의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술진흥법 제정을 추진하고 잠재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경력에 따라 단계별로 지원해나간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기획전시와 아트 페어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해외 클래식 무대로 우리 음악가들이 꾸준히 진출하도록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의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국립단체와 아카데미를 연계해 청년 음악가들을 위한 단단한 교두보를 만들고자 한다. 클래식, 무용, 뮤지컬 등 분야별로 특성을 살린 전용 공연장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전문 번역 학위 과정을 설립하고 현지 출판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장애인의 환경이 좋아지면 비장애인의 환경도 좋아진다’는 인식을 갖고, 문화예술을 동등하게 누리는 기회를 보장하는 데 힘쓸 것이다. 올해 장애 예술인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국공립 문화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장애인 접근성 조사도 처음 실시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어려움 없이 이용 가능한 표준 공연장과 전시장도 만들 예정이다.

예술은 개개인의 삶을 보듬고 어루만지는 힘을 가진 동시에 우리 사회와 경제를 움직이는 역동성도 지녔다. 한국 예술인들이 세계에서 다양한 성과를 꽃 피우고 있는 지금, 문체부는 그 뿌리에 집중하고자 한다. 한국의 예술이 독창성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한국 기초예술#임윤찬#k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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