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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노사 모두 불만인 최저임금, 생산성 높여 난관 이겨내야

입력 2022-07-01 00:00업데이트 2022-07-0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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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재적 27, 출석 23, 찬성12, 반대1, 기권 10으로 2023년 최저임금이 9천620 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기권하며 회의장을 떠난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의 자리에 선팻말이 그대로 놓여 있다. 2022.6.29/뉴스1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 월 201만580원으로 결정했다. 노사를 대표한 위원들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공익위원들이 낸 안을 표결로 통과시켜 8년 만에 법정시한을 맞췄다. 하지만 막바지까지 18.9% 인상을 요구했던 노동계, 동결이나 소폭 조정을 바랐던 경영계는 모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올해 5.1%와 비슷한 수준이다. 5년간 최저임금이 41.6%나 오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식재료 값이 급등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고려할 때 물가 상승을 크게 웃도는 인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최저임금 상승은 상위 임금 근로자의 연쇄적 임금인상 요구로도 이어진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 의견을 사실상 대변하는 공익위원들이 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4.5%보다 조금 높고, 시간당 1만 원 선은 넘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같은 물가 급등기에 저임금 근로자, 서민의 삶이 제일 먼저 어려워지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5% 인상도 감당하기 힘든 사업자가 많다는 게 문제다. 5인 미만 사업장 3곳 중 한 곳은 여력이 안 돼 최저임금을 못 주는 형편이다. 주 5일, 15시간 이상 일할 때 하루치를 더 주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내년 실질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1555원이 된다. 주당 ‘14.9시간’으로 잘게 쪼갠 초단기 일자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몇 년 새 다른 선진국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은 직원을 해고하고 혼자 일하는 ‘나 홀로 사장님’ 증가 등 많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다른 쪽에선 최저임금이 오르자 직원들이 서비스 업종으로 빠져나간 영향으로 조선업체 등 제조업체들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회사원 점심 값이 오르는 ‘런치플레이션’은 이번 최저임금 상승으로 더 심해질 것이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함께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에 대처하는 길은 기업과 근로자가 합심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뿐이다. 초유의 ‘경제 허리케인’이 닥쳤는데 노사가 임금 힘겨루기만 계속한다면 기업은 부실해지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번 최저임금 논의에서 제외된 업종별 차등화, 다른 선진국에 없는 주휴수당제 폐지 등 임금제도 개선작업 역시 속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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