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수위 오늘 가동… 與小野大 벽 넘을 초당적 국정 플랜 짜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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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등 지도부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2022.3.16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등 지도부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2022.3.16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7개 분과별 간사와 대변인 등 인수위원 인선이 모두 마무리됐다. 인수위는 오늘 현판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인수위는 현 정부의 조직과 예산을 인수하면서, 새 정부의 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게 된다. 대통령 취임식 전날까지 앞으로 53일간의 인수위 활동에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수위는 진영과 정파를 뛰어넘는 초당적 과제와 마주해야 한다. 글로벌 안보 위기 상황에서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틀을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과 고령화에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꺼져가는 성장엔진을 되살리는 일도 중요하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유망분야 육성처럼 여야 간에 이견이 적은 정책들을 우선적으로 발굴해 ‘경제 협치’의 길을 열어야 한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갈등 소지가 큰 대선 공약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여성가족부 폐지나 검찰에 대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야당의 심한 반대가 예상되는 정책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민생은 뒷전으로 밀리고 정치 공방에 날을 새우게 될 것이다.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인 부동산 안정과 관련해서도 세금 부담 완화 등 민주당과 접점이 있는 사안부터 차분히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내걸었지만 2030세대를 대변할 만한 인수위원은 눈에 띄지 않는다. 여성에 대한 배려도 미흡하다. 인수위원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특정 세대나 집단에 치우치지 않아야 국민적 공감대가 넓은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전문위원 등을 임명할 때는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인수위원들이 새 정부의 요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보니 내부에서 자리를 둘러싼 신경전이나 알력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인수위에선 신분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이권을 챙기거나 ‘갑질’을 해 물의를 빚는 일도 적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의 내부 기강을 잡는 데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윤석열#인수위#오늘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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