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로 “감옥 갈 사람”이라는데… 이런 대선 있었나

동아일보 입력 2021-10-20 03:00수정 2021-10-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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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와 야당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로를 향해 “감옥 갈 사람”이라며 으르렁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화천대유의 주인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했고, 이 지사는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전 총장”이라고 맞섰다. 일단 대장동 문제를 놓고 험한 말이 오갔지만, 고발사주 의혹 등과 맞물려 싸움은 확전 양상이다. 대통령을 뽑자는 건지, 범죄자를 걸러내자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역대 대선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했지만 이번처럼 후보들이 대놓고 감옥 공방을 벌인 적은 없었다. 문제는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에 대한 수사 전개가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어느 한쪽이든, 양쪽이든 대선이 한창인 시점에 ‘기소’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에 달린 대선” “수사가 지배하는 대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관련 의혹은 예사롭지 않다. 이 지사의 경우 ‘측근’ 유동규 씨가 뇌물 및 배임 혐의로 구속돼 있다. 이 지사는 “단 1원이라도 받았으면 후보를 사퇴하겠다” “배임죄 성립이 안 된다” 등의 반박 주장을 펴고 있지만 검찰의 수사 범주에 포함돼 있다. 대장동 수익 배분 설계와 민간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지시 여부 등 배임 혐의 적용 여부가 1차 관건이다.

윤 전 총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고발사주 의혹의 경우 현직 검사의 연루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의 ‘장모 변호 문건’ 작성 의혹이나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 무마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 전개 과정도 지켜봐야 한다. 도덕성 공방은 야당 내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본인, 부인, 장모 등 이렇게 많은 리스크를 가진 후보는 처음 본다. 이 지사와 피장파장이다”고 하자 윤 전 총장도 “홍 의원도 1심 실형 받은 적 있지 않나. 처남도 무슨 교도소 공사를 해준다고 해서 실형 받지 않았느냐”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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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검찰 수사가 뒤범벅이 된 채 내년 3월 9일 대선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수사가 장기화돼 선거일까지도 감옥 공방이 이어지며 비전이나 공약 경쟁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명백한 혐의가 드러났는데도 과거 ‘다스 의혹’처럼 덮고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 누가 봐도 증거에 입각한 공정한 수사가 절실하다. 이래저래 여야 후보도 수사기관도 법과 민심의 칼날 위에 선, 한 번도 경험 못 한 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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