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 시작된 메타버스의 미래 준비해야[동아광장/이성주]

이성주 객원논설위원·아주대 산업공학과 교수 입력 2021-08-31 03:00수정 2021-08-31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팬데믹 시대 각광받는 3차원 가상세계
VR-AR 기술 발전도 메타버스 영향 미쳐
실물보다 비싼 4115달러 디지털가방 거래
가상공간 부작용 대비할 법·제도 정비 시급
이성주 객원논설위원·아주대 산업공학과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었다. 특히 물리적 공간에서의 이동이 제한되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감소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은 상상 이상이다. 최근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와 함께 각광받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은 새로운 형태의 공간과 새로운 방식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넘어서는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현실에서는 허락되지 않았던 대학 입학식도, 인기 아이돌 공연 관람도 가상세계에서는 가능하다. 순천향대는 교수, 재학생, 입학생이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참여하고 서로 소통하는 입학식을 치렀다. 블랙핑크는 네이버Z가 운영하는 가상공간 제페토에서 팬 사인회를 개최했다. 아바타로 참여한 팬들은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를 방문하고 멤버들과 사진을 찍었다. 내가 원하는 외모와 능력을 갖춘 아바타로 나를 설계하고 시공간 제한 없이 새로운 삶을 살아본다는 것은 실로 매력적이다. 이것이 메타버스가 갖는 무한한 잠재력의 원천이다.

메타버스가 지금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 전에도 관련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우선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은 가상세계를 현실로 느껴지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VR 전용 헤드셋을 착용하고 게임하면 마치 자신이 게임 속에 존재하는 듯 느끼게 된다.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은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반영하는 기술이다. 가구 제조기업 이케아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구를 원하는 공간에 배치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카메라로 공간을 비추면 선택된 가구가 현실에 겹쳐 보인다. 명품 브랜드 구찌는 고객이 자사 앱에서 신발을 선택하고 카메라로 발을 비추면 신발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동차 앞 유리창 안쪽에 운전에 필수적인 정보를 표시해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높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또한 증강현실 기술이다.

주요기사
VR, AR에서 한층 발전된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공간이다.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에서 제페토 같은 소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 플랫폼은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이용자들이 소비할 콘텐츠를 스스로 선택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로블록스에서 이용자들은 직접 게임을 개발, 유통하고 다른 사람들이 개발한 게임을 선택해 즐긴다. 이러한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아바타를 통해 새로운 인생으로 축적된다. 아바타들은 상호작용하며 가상공간 내 현실감을 높인다. 메타버스에서는 경제활동 또한 이루어진다. 로블록스와 제페토에서는 누구나 아바타 관련 아이템을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에게 판매할 수도, 살 수도 있다. 심지어 올해 5월 구찌는 로블록스에서 디지털 전용 가방을 실물 가방보다 비싼 4115달러에 판매했다.

메타버스는 주로 게임이나 소셜 서비스 목적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최근 업무, 행사 등 상업적 목적으로 그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추후 메타버스 플랫폼이 연결되면 서로 다른 국가를 여행하듯 가상공간을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의 잠재력에 주목한 정부에서도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발전시키고자 메타버스 얼라이언스(alliance·전략적 제휴)를 출범시켰다. 이는 민간 주도의 협력체계로 향후 여러 영역에서 개방형 플랫폼을 기획,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과정에서 무엇보다 얼라이언스에 윤리적·문화적 이슈를 검토하고 법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자문단이 포함되었음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타버스는 긍정적 기대 이면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가상공간 내 아이템 가치 산정, 거래와 사기, 이용자 프라이버시, 청소년 대상 범죄, 가상화폐 인정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기술이라도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따라 인류를 구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다. 바람직한 메타버스 사회가 무엇일지, 우리가 기대하는 메타버스 시대가 오길 원한다면 지금부터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이성주 객원논설위원·아주대 산업공학과 교수



#메타버스#미래#준비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