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파독점 지상파에 중간광고까지… 시청자는 안중에 없나

동아일보 입력 2021-04-02 00:00수정 2021-04-02 09:5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방송통신위원회가 그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포함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상파 방송의 상업화를 막고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1973년부터 금지해온 중간광고를 48년 만에 다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7월부터 지상파는 프로그램당 최대 6회까지 중간광고를 내보낼 수 있게 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중간광고가 금지된 지금도 프로그램을 2, 3부로 쪼갠 뒤 그 사이에 분리편성광고(PCM)를 하는 방식으로 편법 중간광고를 하고 있다. MBC와 SBS는 메인 뉴스 중간에도 PCM을 내보낸다. 지상파가 PCM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2016년 24억 원에서 2019년엔 1061억 원으로 3년 만에 43배 폭증했다. 그동안 시청에 불편을 주는 PCM을 단속해달라는 요구를 무시해온 정부가 PCM에 면죄부를 주듯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는 지상파 민원 해소용 정책을 내놨다”는 비판(서울YMCA)이 나오는 이유다.

역대 정부가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금지해온 이유는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독점적으로 쓰는 특혜를 누리는 만큼 공익적인 방송을 하라는 취지에서다. 지상파에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는 것은 이중 특혜다. 특히 KBS는 수신료 강제 징수로 막대한 고정 수입을 보장받는 데다 방만 경영 문제도 해결을 못 하고 있다. 그런 공영방송에 상업적인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는 것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처사다. 지상파의 중간광고 허용은 중소 방송사와 인쇄매체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게 돼 매체 간 균형 발전이라는 미디어 정책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

방송통신위와 같은 합의제 기구가 50년 가까이 유지돼온 정책을 표결로 서둘러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하필 4·7 재·보궐선거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상파의 숙원을 들어주는 이유가 뭔가. 이로 인해 지상파의 권력 비판 기능이 약해진다면 전파의 주인인 시청자들이 입는 손해는 시청권 침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충분히 혜택을 받아온 지상파 외에는 누구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는 이번 개정안은 철회해야 한다.
관련기사

#전파독점#지상파#중간광고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