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별법 처리 전날 가덕도 방문해 선거개입 논란 자초한 文

동아일보 입력 2021-02-26 00:00수정 2021-02-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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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전략 보고가 열린 부산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계획의 핵심인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찾아 관련 보고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신공항이 들어서면 하늘길과 바닷길, 육지길이 만나 세계적 물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당정청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국민의힘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을 돕기 위한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현 시점에 문 대통령이 가덕도를 방문한 것은 적절치 않다. 여당은 대통령 방문 하루 전날 가덕도 신공항 조기 건설을 포함한 ‘부산지역 5대 핵심공약’을 발표했다. 오늘 본회의에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는 특례조항이 담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한다고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보증한 셈이다. 불과 40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선거 개입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공무원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엄하게 금지하고 있다. 대통령은 민주당원이기에 앞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할 행정부 수반이다. 헌법재판소도 선거 활동과 관련해 대통령의 정치 활동 자유와 선거 중립 의무가 충돌할 경우 중립 의무를 더 강조했다. 여야가 격돌하는 민감한 시기라면 대통령 동선 하나하나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가덕도 특별법 처리를 앞두고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비용을 부산시가 예측한 7조 원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28조6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가덕도 신공항이 사업비 증가로 사업 규모 축소 등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법무부도 위법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가덕도 신공항과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처별로 경제성과 환경영향 평가, 국토발전 전망 등을 꼼꼼히 따진 결과다. 같은 정부 부처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됐으면 우선적으로 적절성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서 대안을 모색하는 게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그런데도 당정청이 개의치 말고 밀어붙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면 보선 표심에 눈이 어두워 합리적인 국정 운영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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