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한 혼란까지 대비해야

자, 휴대전화로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첫 번째는 주변 사람에게 묻거나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는 사람, 두 번째는 보건소에 직접 전화해 확인하는 사람, 마지막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건소로 달려가는 사람일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이 얼마나 될지 의심이 들 만도 하다. 하지만 지금 바다 건너에선 현실이다.
며칠 전 미국 뉴욕시의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로 수백 명의 시민이 몰렸다. ‘지금 가면 예약 없이 성인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다. 메시지는 가짜였다. 당시 뉴욕에선 의료기관 종사자와 65세 이상 같은 우선접종 대상자 중 예약자만 접종이 가능했다. 줄지어 선 시민들은 “제발 돌아가라”는 보건소 직원과 경찰의 호소 대신 SNS 메시지를 믿으며 밤을 지새웠다.
정부 발표대로 2월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아마 한국에서도 뉴욕 같은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선순위를 놓고도 이견과 갈등이 우려된다. 예컨대 의료기관에는 의사와 간호사뿐 아니라 간병, 행정, 청소, 경비, 조리 등 여러 분야의 직원이 있다. 이 중 우선접종 대상은 어디까지일까. 또 만성질환자 기준도 갈등 요소다. 빨리 맞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고위험군’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가 쏟아질 수 있다. 만약 장애인을 포함시킨다면 등급 기준으로 할지, 아니면 마스크 착용 능력으로 할지도 애매하다. 기업인은 외국인 직원의 접종 여부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백신 선택권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서울의 김모 씨는 이번 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그런데 부산에 사는 김 씨의 사촌은 다음 주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고 한다. 화이자 백신을 맞고 싶은 김 씨는 선택할 수 있을까. 접종 시작과 동시에 이처럼 갖가지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최근 백신 도입과 접종 일정이 가시화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희망적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지친 국민들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마치 끝이고 전부인 듯한 메시지는 불안하다. 과도한 희망은 자칫 예측 불가능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접종이 시작되는 순간,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의 방역의식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집단면역에 이르기 전 4차, 5차 유행을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다. 만에 하나 그 상황에서 일부 백신의 도입이 늦어져 접종에 차질이 빚어지면 상상하기 힘든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접종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너무 희망에 치우쳐선 안 되는 이유다. 아직은 최선보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둘 때다.
이성호 정책사회부장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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