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로 모르는 동시다발 집단감염, 3차 유행 맞은 “위기의 K방역”

동아일보 입력 2020-11-21 00:00수정 2020-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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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어제 363명으로 증가해 사흘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이 정점을 찍은 직후였던 8월 28일(371명) 이후 84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3만 명과 500명을 넘어섰다. 미국 유럽 일본이 3차 대유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도 수도권의 경우 3차 유행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K방역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K방역의 핵심은 전자출입명부 등을 이용한 빠른 동선 추적과 진단검사다. 그런데 최근에는 감염 경로를 모르는 소규모 집단 감염이 매주 10건 넘게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K방역의 핵심 병기를 무력화하고 있다. 대학생 야유회, 동창 운동모임, 직장 회식 등을 중심으로 이동 반경이 넓은 젊은층의 확진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확산을 가속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각종 송년 모임이 많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하루 확진자 규모가 900명대로 치솟았던 2, 3월 1차 대유행 이상으로 커질 수 있는 위기 국면이다.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제를 시행해 감염 확산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올여름 2차 유행 당시 일일 확진자 수가 400명대로 정점을 찍은 후 두 자릿수로 가라앉기까지 3주가 걸렸다. 지금이 3차 유행의 정점이라고 해도 50만 명이 응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는 2주도 남지 않았다. 정부는 확산 추이를 봐가며 거리두기 단계를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해 특히 수능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3차 유행이 닥친 상황에서 서울시 방역 실무 책임자가 지금의 확진자 급증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 영향이라는 주장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3개월 전에 끝난 집회를 최근 상황과 연결짓는 것도 어이없지만 서울의 누적 확진자 수(어제 기준 7236명)가 신천지 사태를 겪은 대구를 앞지른 데 대해 누구보다 책임의식을 느껴야 할 당사자가 엉뚱한 남 탓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방역은 일상과 생업의 피해를 감수하고 전 국민이 동참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방역 당국이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똘똘 뭉쳐 대응해야 할 절박한 시기에 누구도 편 가르기식 마녀사냥으로 방역 역량을 떨어뜨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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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3차 유행#집단감염#k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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