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가 日 새 총리, 아베 그늘 벗어나 한일관계 새 지평 열라

동아일보 입력 2020-09-15 00:00수정 202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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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이 어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새 총재로 선출했다. 전체 투표수의 70%를 쓸어 담는 압승이었다. 스가 총재는 내일 일본 중의원에서 총리 지명 투표를 통과한 뒤 일본의 99대 총리로 정식 취임한다.

근 8년 만의 총리 교체지만 일본의 대한(對韓) 정책은 그 기조가 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베 2기 정권 내내 ‘아베의 입’으로 불려왔던 스가 자신이 ‘아베 정권 계승’을 공언한 데다 현재로선 아베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1년짜리 총리에 불과하다. 그는 지난달 28일 아베 총리의 사퇴 선언 뒤 자민당 주요 파벌 수장들에 의해 ‘위기 상황에서 정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해 나갈 인물’로 추대되면서 일거에 유력 총리후보로 떠올랐다.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일단 총리로 취임하면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하되, 중국 한국 등 이웃국가들과의 관계도 중시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스가 총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베 총리처럼 이념적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실무형, 전략가형에 가깝다고 한다. 아베 총리가 2013년 12월 자신의 지지층을 의식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때 측근인 그는 “경제가 우선”이라며 말렸다는 일화가 바로 그런 면모를 보여준다. 일본 내에서는 그가 조기 총선을 통해 ‘스가 체제’ 강화를 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가 총재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중국 한국 등 근린 국가들과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양자택일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접촉하겠다”고 해 양국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웃국가를 감정적으로 무시하고 역사를 부정하는 관계는 양국에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가 신임 총리가 한일 관계에 대해 아베 정권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 지평을 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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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스가 신임 총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정부 안팎에서 ‘누가 차기 총리가 되든 아베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하지만 일본의 정권교체를 한일관계 개선의 전기(轉機)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도 노력해야 한다. 마침 이번 연말 한중일 정상회담을 한국에서 열 순서다. 코로나로 큰 문제가 없다면 스가 신임 총리가 공식 방한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아베 정권과의 실패를 교훈 삼아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수교 이래 최악의 한일관계’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해야 한다.
#스가 요시히데 새 총리#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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