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박한규]정규직 전환, 냉철한 판단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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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비정규직이다. 2년 기한의 계약직인데 연장해 두 번째 계약 기간을 일하고 있다. 2000년부터 3년 동안 평균 15명 내외 직원이 일하던 회사 대표이사를 맡은 적이 있다. 그때 임시직으로 일하던 직원 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는데 비정규직 시절보다 적은 급여를 주는 조건에 합의했다.

다른 조건에 변함이 없다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되면 신분 보장이라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런 경우 총체적 근로조건이라는 관점에서 급여 감소에 대해 사용자와 근로자가 협의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본다. 당연히 근로자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기존 신분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다. 그리 장래성이 밝지 않고, 또 맡은 직무에 대한 만족도도 높지 않다면 신분 보장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다. 1년을 버티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회사의 정규직이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겠는가. 최근 파리바게뜨 사태를 보면서 떠오른 단상이다. 혹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이런 논의는 불가능할까? 그리고 이런 사용자의 제안을 두고 ‘우월적 지위의 남용’이나 ‘갑질’이라 매도한다면 그것은 지나치게 비이성적이고 피해망상적인 시각이라 본다. 세상 모든 일을 좀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집행하면 좋겠다.
 
박한규 대한법률구조공단 근무
#정규직 전환#비정규직 계약직#파리바게뜨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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