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대엽 후보, 고용노동부 장관 자격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일 00시 00분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게 고용정책 총괄과 노사관계 조정 등을 관장할 자격이 있는지 강한 공격이 이어졌다. 고려대 교수 출신인 조 후보는 임금 체불을 해온 한국여론방송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데다 학교 측 허가 없는 영리기업의 사외이사 활동이어서 사립학교법과 교육공무원법 위배 소지가 크다. 교수가 법을 어기고 사외이사를 한 것도 문제지만 자신이 사외이사인 것을 몰랐다는 해명도 거짓 의혹이 있다.

조 후보는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겸직 경위에 대해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알게 됐다”며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외이사로 등재되려면 인감이 필요한데 어떻게 등재 사실을 모를 수 있느냐는 추궁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인감증명서를 두 번 떼 줬다”고 실토했다. 한국여론방송에 근무했던 직원이 “조 후보가 경영에 관여했다”고 한 증언이 사실이라면 조 후보는 거짓말을 했다는 얘기다.

교수의 사외이사 겸직에 대해서도 조 후보는 대학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으나 설득력이 작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의 사외이사 겸직 문제 등이 불거져 임명 사흘 만에 사임한 바 있다. 더구나 조 후보가 사외이사이자 대주주인 한국여론방송은 현재 임금 체불로 고용부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임금 체불에 대한 사용자 측의 처벌 규정이 상당히 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으니 장관 자격은커녕 교수 자격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조 후보는 어제 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에 관해 “합법적 행동”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그 자신이 음주운전에 임금 체불 기업의 사외이사 겸직, 논문 표절, 거짓 해명 의혹까지 겹쳐 고용부 장관 자격이 의문시되는 처지다. 청와대가 검증에서 거르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고, 대통령의 경선 캠프 출신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면 인사 시스템이 고장 난 것이다.
#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국회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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