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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언론 통제 서슴지 않는 이완구, 국무총리 자격 없다

입력 2015-02-09 00:00업데이트 2015-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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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이 KBS에 제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달 말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방송사 간부인) ○○○에게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 가지고 빼고 이러더라”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 돼. 해, 안 해? 야, 김 부장, 걔 안 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라는 말도 들어 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기자들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답답한 마음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지만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거나 억울한 내용이 있다면 보도해명 자료나 청문회에서 밝히면 될 일이지, 누가 봐도 언론에 외압을 행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

‘언론 외압’ 이외에도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과거 낙마했던 다른 국무총리 후보자보다 결코 가벼운 수준이 아니다. 김경협 의원은 “1995년 충남경찰청장에서 퇴직한 이 후보자가 1996년 경기대 행정대학원 조교수로 임용될 당시 이 대학원의 교수 인사 추천 업무를 담당한 교학부장이 이 후보자의 처남이었다”면서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이 후보자의 차남이 미국계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이 후보자와 장남의 지역가구원으로 올려 2400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송대 석좌교수 시절의 고액 급여나 병역 보충역 판정, 분당 토지 문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새정치연합 인사청문특위 의원들은 “이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 후보자와 관련해 어제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국무총리 인준 절차가 조속히 처리되기 바란다”고 말한 것은 의혹에 눈을 감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이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명확한 소명을 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그의 총리 자격에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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