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대로 일대를 장악해 심야의 장거리 승객을 독점해온 조폭형 택시운전사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경기도로 가는 승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부당요금과 합승을 강요한 3개 조직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골목에 차를 대놓고 회원들끼리 순번을 정해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웠다. 다른 기사에게는 협박과 폭력을 일삼아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만 5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단속 나온 서울시 공무원을 협박하는 등 강남역 부근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조폭 택시는 공항과 역 주변 같은 전국의 목 좋은 곳에 뿌리를 내려왔다. 2010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이듬해는 부산역을 차지한 조직이 검거됐다. 2012년 제주지방경찰청은 공항의 장거리 택시 승강장을 10년째 점령해온 일당 2명을 구속했다. 이번에 적발된 22명 중 21명은 강력범죄와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를 갖고 있었다. 신모 씨는 실제로 조직폭력배 출신이었다. 택시 운전 자격증명을 발급할 때, 그리고 발급 이후에도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선량한 기사를 울리고 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한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경찰대 졸업식에서 “국민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나의 삶이 안전하게 지켜진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했다. 기초적인 치안이 확보되지 않으면 ‘국민 행복’은 공염불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