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창균]구간단속 늘려야 과속운전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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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행복한교통연구소 대표
김창균 행복한교통연구소 대표
그동안 과속 단속을 위해서 일정 지점에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설치해 사고를 예방해 왔지만 설치 지점에서만 감속하고 그 후에는 다시 과속하는 ‘캥거루 효과’도 초래되고 있다.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단독 차량들의 과속보다는 주행 차량들 간 속도 차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CCTV의 존재는 차량 간 속도 차를 크게 해 오히려 사고를 조장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본인의 차량 속도 변화(CCTV에 의한)는 주위 모든 차량의 속도에 영향을 줌으로써 차량들 간에 커다란 속도 차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일정 구간에 CCTV를 설치해 구간 통과 속도를 기준으로 과속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을 선택하여 운영해왔다. 운영결과 교통사고를 2배까지 예방하는 효과를 보았으며 또한 차량의 평균 속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CCTV를 설치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과속 차량을 단속해 교통사고를 줄여가고 있다. 경찰차에 속도 측정 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인데, 경찰차가 주행하면서 과속 차량을 단속하는 것이다. 교통사고 유발 예상 구간에 집중적으로 차를 배치하여 과속을 방지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과속하면 어디선가 경찰이 바로 나타나서 단속한다’는 경각심을 운전자가 갖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보다 효과적인 과속 단속을 위해서 구간단속과 미국의 사례를 조화롭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간단속 방식의 경우 여러 여건을 고려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도로의 기하적 여건, 통행량, 포장 상태 등을 적절하게 감안하여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더불어 헬리콥터(헬리캠) 등을 동원하는 입체적 단속도 도입함으로써 과속하려는 운전자의 의지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김창균 행복한교통연구소 대표
#과속운전#캥거루 효과#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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