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심근경색 이후 심장 미세혈관 혈류 회복을 돕는 작용 원리가 제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챗GPT 생성 이미지
‘다이어트 주사’로 알려진 GLP-1 계열 약물이 심근경색 이후 심장 회복을 돕는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심장 혈관을 열어도 조직으로 혈류가 돌아오지 않는 ‘노-리플로(no-reflow)’ 합병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영국 브리스톨대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진은 GLP-1 계열 약물이 심근경색 이후 심장 조직의 혈류 회복을 돕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 모세혈관 조이는 ‘페리사이트’가 원인…GLP-1이 이를 풀어
심근경색 환자는 보통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로 다시 여는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환자의 약 30~50%에서는 큰 혈관이 열려도 심장 조직의 미세혈관이 좁아져 혈류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 ‘노-리플로’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심장 근육 손상이 확대되면서 이후 심부전이나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연구진은 미세혈관을 둘러싼 세포인 ‘혈관주위세포(pericyte)’에 주목했다. 심근경색 초기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이 세포가 수축하면서 모세혈관이 좁아져 혈류가 차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동물 실험에서 GLP-1 계열 약물이 혈관을 조이는 세포의 긴장을 완화해 좁아진 미세혈관을 다시 열어주는 작용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심장 조직으로 전달되는 혈류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다이어트 약’에서 심혈관 치료 가능성까지
GLP-1 계열 약물은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 약물로는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마운자로(Mounjaro) 등이 있다.
앞선 대규모 연구에서는 GLP-1 약물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보고된 바 있지만, 정확한 작용 원리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GLP-1이 심장 미세혈관 혈류를 개선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다만 동물 연구 단계…“임상시험 필요”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 모델을 중심으로 진행된 기전 연구다. 실제 심근경색 환자 치료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미 널리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이 심근경색 이후 회복을 돕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로 출발한 GLP-1 약물이 당뇨와 심혈관 질환을 넘어 다양한 질환으로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제약업계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이 비만 치료를 넘어 심혈관·신장 질환 등 다양한 대사질환 치료로 확장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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