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태희]고효율 모바일 시대 개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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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7억2200만 대로 PC 출하량 3억5270만 대를 두 배 이상 압도하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웹브라우징, 영화 재생, 게임, e메일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즐긴다. 오늘날 스마트폰은 TV 수준에 해당하는 해상도를 지원한다. 고선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비주얼 기능이 꾸준히 향상되는 것이다.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은 터치 없이도 동작 인식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으며, 얼굴 및 음성 인식, 정교한 위치 기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차세대 스마트폰에는 풀HD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얼굴 인지(認知), 9개 언어 동시 번역, 그룹 플레이 같은 한층 진화된 편의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러한 기술을 무리 없이 운영하기 위해서는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의 고성능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 손 안의 스마트폰은 배터리의 제약 때문에 PC보다도 훨씬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이 필요하다. 최근 개발된 ‘엑시노스5옥타’는 이러한 사용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고성능 프로세서(Cortex-A15)’와 성능은 다소 처지지만 효율성을 높인 이른바 ‘경제적 성능의 프로세서(Cortex-A7)’로 구성돼 있다. 이용하는 서비스에 따라 다양한 동작 시나리오가 가능해 기능성 향상과 배터리 사용 시간의 조합을 최적화한 것이다. 효율성에 중점을 둔 ‘경제적 성능의 프로세서’는 적정 수준의 서비스를 수행할 때 고성능 프로세서보다 에너지 효율이 3, 4배 정도 뛰어나다. 동일 작업 수행 시 고성능에 비해 3분의 1 이하의 배터리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성능 프로세서’의 최대 성능을 초과하는 서비스를 사용할 때는 고성능 프로세스로 넘어간다. 이런 상호보완적 기능으로 난이도에 따라 적절히 업무를 배분해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한다.

이를 쉽게 설명하면 자동차 주행에 비유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가 고속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하는 시간보다 도심에서 저속 주행하거나 주차해 있는 시간이 더 긴 것처럼, 스마트폰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고성능이 필요한 비디오 감상이나 동영상 촬영, 게임보다는 전화, 메시지, e메일, 웹서핑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기능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겠다.

마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고속 주행 시에는 고출력의 내연기관을 이용하지만 주정차가 빈번한 저속 도심 운행시에 전기모터를 구동하여 연비를 향상시키는 것처럼 ‘엑시노스5옥타’는 4개의 고성능 코어와 4개의 경제적 성능의 코어가 이용 서비스에 따라 조화롭게 동작하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연장해준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곤 한다. 고효율 모바일 프로세스도 사람들의 기대와 상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계속 진화해갈 것이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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