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정미경]한 달 먼저 대선 치르는 미국, 벌써부터 치열한 후보 검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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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워싱턴특파원
정미경 워싱턴특파원
미국 대선은 11월 6일 실시된다. 한국보다 불과 43일 빠르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민주 공화 양당 후보가 지난달 확정됐다. 그것도 “공화당의 후보 확정이 사상 유례없이 늦다”는 언론의 평가가 나올 만큼 길고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친 결과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나라이지만 대통령을 뽑는 선거만큼은 다르다. 국민이 확실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후보들은 일찍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칙’으로 통한다.

후보는 대략 대선 2년 전부터 대선 출마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밝힌다. 올해 말 대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경선 후보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출마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다 지난해 5, 6월을 기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자 언론의 치열한 검증이 시작됐다. 수십 년 전 자료를 샅샅이 뒤져 대통령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의 심판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상당수 후보가 중도 포기했다.

지난해 말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 몇몇 후보는 뒤늦게 출마를 선언하려다 포기했다. 언론들이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거치지 않고 경선에 나서려는 것은 ‘무임승차’나 마찬가지”라며 강력하게 비난했기 때문이다. 대권주자들은 올 초부터 아이오와를 시작으로 예비경선을 치르면서 당원들의 심판을 받았다.

요즘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은 미국 전문가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올 한국 대선에 누가 나오느냐”는 질문이다. 한국처럼 정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큰 나라에서 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까지도 후보군이 불투명하다는 것은 미국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이다.

정미경 워싱턴특파원 mickey@donga.com
#대선#미국#후보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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