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11차 세계한상(韓商)대회가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것에 앞서 이사회 격인 운영위원회가 2일 열린다. 한상대회는 재외동포 경제단체들이 주최하고 외교통상부 산하 재외동포재단과 대회개최지 지자체 등이 공동 주관해 모국에서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하는 행사다. 해마다 1000명이 넘는 동포기업인과 국내경제인 3000여 명이 참가한다. 이번에 열리는 한상대회 운영위원회는 지자체 간 유치경쟁이 치열해진 차기연도 개최지를 선정하는 등 주요사항을 결정한다.
한상대회는 한민족 동포 간, 또 동포와 내국인 간의 교류를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외 경제인들이 비즈니스를 통해 상생 협력관계를 이루면서 동반성장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작된 사업이다. 우수제품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이 한상네트워크를 교두보로 해외 진출에 나서 서로 이익을 산출하고 나누는 것도 한상대회의 중요한 목적이다. 또 개최지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한상대회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67억 원이었다. 대회 기간 해운대 일대의 횟집에 밤새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고 국내외 동포 간 비즈니스 상담건수만도 4000건이 넘었다.
필자는 공무원으로 30년 넘게 국내외에서 근무하면서 재외동포사회를 가까이에서 경험해왔다. 동포사회 발전과 권익향상을 위해 현지에서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우리 한인들도 수없이 만나 보았다. 이민 생활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여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어떤 동포는 아리랑 가락에 금세 눈가를 붉히기도 했다. 우리말은 어눌하지만 한국인이라는 뿌리의식을 지키면서 현지 주류사회에 진출해 당당한 모습으로 활동하는 젊은 세대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저절로 희망을 갖게 된다. 현지 동포사회의 역할이 모국의 경제발전과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
우리는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한민족네트워크 한상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을 듣는다.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중국인 화상들이 오늘의 중국경제를 일으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것을 벤치마킹 사례로 자주 들기도 한다. 미국의 유대인들이 미국경제뿐 아니라 세계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실을 무척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한상이 중국의 화상에 뒤지지 않는 역량을 발휘하고 유대인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자부심을 갖도록 뒷받침하는 일에는 아직도 부족한 현실을 부인하기 힘들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가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 자긍심은 내국인들보다 동포사회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의 한상들이 신바람 나게 사업역량을 한껏 펼칠 수 있도록 정부를 비롯한 여러 관계기관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 그리고 국내 우수 기업들의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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