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영후]산업기능요원制, 특성화-마이스터高 위주로 운용하겠다

  • 동아일보

김영후 병무청장
김영후 병무청장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능력 중심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고졸자의 처우 개선 및 채용 확산을 통한 ‘학력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확산의 중심에 병무청의 산학연계 등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졸업생 위주의 산업기능요원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의 제조 생산 분야에 근무하면서 병역을 대체하는 복무 형태로 병역자원이 풍부한 시기인 1973년 도입돼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 등 국가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기능요원의 매년 부가가치 기여액은 직접효과만 3조3000억 원이며, 산업연관분석에 따른 간접효과까지 포함할 경우 8조6000억 원에 이른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인력지원제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산업기능요원제도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나타난 바 있다.

그동안 병무청에서는 지정업체 평가를 통한 복무관리 강화, 근로권익에서 상대적 약자인 산업기능요원에 대한 근로기준 침해 방지 및 권익 보호 등 산업기능요원제도의 합리적 운용을 위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산업기능요원은 복무자의 70% 정도가 대학 이상 학력자이고 이들은 복무 만료 후 학업을 위해 대부분 퇴사해 기업에는 실질적 기능인력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병역 이행을 위한 수단으로 산업기능요원제도가 활용된 것이다. 기업에서는 산업기능요원 퇴사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숙련된 기능인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에 병무청은 산업기능요원제도가 정부의 기능인력 육성정책에 부응하고 중소기업에 실질적 기능인력을 제공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술자격만 취득하면 학력에 관계없이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하는 기존 제도를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사람이 우선 편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병역지정업체 선정 시 산학연계를 협약한 235개 신청업체 중 224개(95.2%) 업체를 우선적으로 선정했고, 병역지정업체에 취업한 특성화고 졸업자 1385명 중 1351명(97.5%)을 산업기능요원으로 우선 배정했다.

올해도 산학연계 협약 업체의 병역지정업체 선정 및 특성화고 대상 산업기능요원 배정 인원을 확대하고, 2014년부터는 산업기능요원제도를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위주로 운용할 예정이다.

병무청은 개선된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경영환경 등이 우수한 기업을 병역지정업체로 우선 선정하고, 현장 맞춤형 기능인력 지원을 위한 산학연계 사업의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병역지정업체 중 부당노동 행위와 근로기준 미준수 등 산업기능요원의 권익을 침해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지방병무청과 고용노동청의 합동 실태조사 및 정보 공유 등으로 병역지정업체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또한 산업기능요원이 선(先)취업 후(後)진학, 즉 병역의무를 이행하면서 중소기업형 계약학과 수학 등 학업까지 병행해 기능을 향상하도록 하고 우수 산업기능요원 포상과 안보현장 탐방 등 산업기능요원에 대한 권익 신장에도 노력할 것이다.

최근 모 일간지에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회사에 실습생으로 입사한 후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친 것이 계기가 돼 대기업 위주인 항공 분야에서 중소기업 최초로 항공기 엔진부품을 국산화한 회사를 키워낸 최고경영자(CEO)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그리고 친구가 대학에 갈 때 회사에 취업해 산업기능요원으로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야간대학을 다닌 후 평생직장을 얻어 취업하지 못한 친구들이 오히려 부러워한다는 사례도 있었다. 산학연계 등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 위주 산업기능요원제도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병무청은 산학연계 등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자 위주로 개선된 산업기능요원제도를 조기에 정착시켜 특성화고 졸업생에게 성공하는 직업 경로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기술 선도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인력 육성 및 고졸 취업문화 확산 등 학력 위주의 사회 분위기 개선에도 선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영후 병무청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