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시간 남짓한 브리핑을 하기 위해 서울, 경기 과천, 충북 오송에서 근무하던 공무원들이 모두 집결했다. 흩어져 있는 담당 공무원이 모이기 쉬운 장소에 있고, 프로그램이 비어 강당을 사용할 수 있는 복지관을 섭외하는 데도 상당히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기자들을 상대로 하는 공식 브리핑을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이날 발표자였던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복지예산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한 자리로 (복지관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복지관에서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최대의 홍보효과를 기대했던 듯하다.
그러나 브리핑 내용은 전혀 새롭지 않았다. 내년 복지예산이 올해보다 6.4% 늘어난 92조 원이라는 점, 정부 총지출 대비 복지예산 비중은 28.2%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 등 이날 배포된 보도 자료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다. 만 5세 아동 공통과정을 도입하고 무상교육을 지원하는 데 1조1388억 원, 사회복지공무원 증원에 370억 원, 영유아 필수예방접종에 732억 원을 투입한다는 내용도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된 재탕 삼탕 정책이다.
5일 복지부 청사의 브리핑룸은 비어 있었다. 굳이 18만 원의 대관료를 주면서까지 복지관을 빌려야 했는지 의아하다. 현장감을 보여주려는 제스처라는 분석이 많다. ‘윗선’의 지시로 이런 ‘쇼’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임 장관은 기초생활수급자 부양의무자 기준이 최저생계비의 130%에서 185%로 상향조정되면서 예산이 5% 늘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는 지난해 157만 명에서 올해 155만 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새로 편입되는 수급자보다 탈락한 수급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전체 빈곤층의 3%만이 기초생활보장급여 혜택을 받는 사회에서 수급자가 줄어든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날 브리핑은 감동까지 없는 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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