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종진]장애인도 직업능력 개발하면 성공할 수 있다

  • Array
  • 입력 2011년 8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 야구의 투수놀음은 주로 오른손잡이가 이끌어왔다. 걸출한 스타도, 불멸의 대기록도 대부분 오른손 투수의 몫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왼손 투수들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의 상당수가 왼손잡이다.

그렇다면 오른손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왼손 투수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직업능력 개발이라 할 수 있다. 타자들은 같은 구속의 직구라도 왼손 투수의 공을 더 빠르게 느낀다고 한다. 왼손 투수는 이러한 특성을 직업적 강점으로 살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변화구를 가다듬었다. 류현진 선수의 체인지업 등이 이런 노력을 통해 얻은 핵심능력이다. 이렇게 왼손 투수는 직업능력 개발로 경쟁력을 갖췄고, 결국 성공시대를 열었다.

왼손 투수의 사례는 장애인 고용 분야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은 약 64%다. 반면 장애인으로 좁혀 보면 약 38.5%에 불과하다. 그만큼 경제활동에서 장애인은 주목받지 못하는 소수다. 왼손 투수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는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시대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라 하겠다.

그러면 장애인이 경제활동에 성공할 수 있는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직업능력 개발이다. 왼손 투수처럼 직업능력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집중력과 끈기를 직업적 강점으로 살려 능력을 개발한다면 장애인도 비장애인을 능가하는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 더 많은 기업이 앞다퉈 고용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전국 5개 권역(일산, 부산, 대전, 전남, 대구)에 직업능력개발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디자인, 기계, 전자, 외식 등 10개 분야 50여 개 세부과정을 운영 중이며, 중증장애인을 위한 유형별 특성화 훈련도 병행한다. 이곳에서 장애인은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알맞은 최적의 직업능력 개발 훈련 서비스를 전액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의 직업능력 개발은 왼손 투수의 그것만큼이나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5년간 장애인 3000여 명이 공단의 직업능력개발원을 거쳐 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그중 1000여 명은 대기업에 진출해 현재 95%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지원하는 맞춤훈련서비스에 대한 호응도 무척 높다. 올해 상반기에만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맞춤훈련으로 320명을 고용했고, 하반기에도 200명 이상 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직업능력 개발은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장애인 고용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발달로 직업 영역이 세분된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단 직업능력개발원을 비롯한 장애인 직업능력 개발의 서비스 인프라가 넓어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공한 왼손 투수가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통념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듯이 성공한 장애인근로자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정사회의 선순환 구조 아닌가. 우리 사회의 더 큰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김종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기획관리이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