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연]대한민국은 독도와 이어도 지킬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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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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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일본과 중국이 때를 맞춘 듯 독도와 이어도에 또 시비를 걸어오고 있다. 마치 한반도가 구한말처럼 제국주의 일본과 조공국가 중국의 틈새에서 공격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과 중국은 왜 잊힐 만하면 다시 나타나 독도와 이어도를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것일까?

거기에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다. 첫째는 독도와 이어도를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해양영토와 자원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저들의 해군력이 우리보다 월등(우리의 3∼4배)하여 우리를 깔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는 신이 내려주신 4개의 섬이 동·서·남해에 있다. 동해의 울릉도와 독도, 서해의 백령도, 남해의 제주도가 그것이다. 이 섬들은 동·서·남해를 지키는 불침전함으로 대한민국으로 통하는 관문이며, 또 경제를 뒷받침해주는 무역 통로의 중심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불침전함의 무장이 매우 부실하다는 것이다. 작년 북한에 의한 연평도 무력 포격으로 국방부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대해 전력 증강을 서둘렀지만 울릉도와 독도, 제주도는 군사적으로 속빈 강정이다. 우리는 하루 빨리 서둘러 이들 섬에 대해 군사력을 증강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불침전함으로 무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더는 저들이 시비를 걸지 못한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안이하게 신이 내려준 축복의 섬들을 방치해 왔다. 독도를 지키려면 바로 곁에 있는 울릉도가 튼튼해야 한다. 울릉도에 지원전력을 증강하고 대형 함과 잠수함이 정박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유사시 독도를 확실하게 지킬 수 있다.

또 이어도를 지키려면 제주도에 추진 중인 해군기지 건설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 1월 어렵게 출발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이 평화와 환경을 훼손한다는 일부 종북 좌파의 시위로 사업이 중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에 대형 함이 정박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없으면 우리는 이어도를 지킬 수 없다. 제주 해군기지는 영해 방위는 물론 제주 근해를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과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수출입 선박을 보호해줄 수 있는 출발점이다.

얼마 전 일본이 의원들을 울릉도에 보내려 했고 중국이 이어도에 관공선을 보내면서 영유권을 주장했지만 국가 이익이 충돌할 경우 언젠가는 우리보다 월등한 해군 함정과 잠수함을 보낼 것이다. 그때 우리는 이어도와 독도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국방부는 발등의 불을 먼저 끈다고 미래 해군력 건설 방향을 소형 함 위주의 연안해군 건설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이것은 극히 위험한 정책 변경이다.

한국 해군은 소말리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최영함처럼 대양에서 작전 가능한 대형 함도 필요하며,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연안 해군력 또한 긴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해상 도발에 대비한다고 2000t 이하 작은 연안 함정 건조만으로는 독도와 이어도는 물론이고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우리 상선을 대양에서 보호할 수 없다.

중국과 일본은 벌써 이를 깨닫고 항공모함과 대형 잠수함 건조 등 대양해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당장 중국과 일본의 해군 함정과 잠수함이 독도와 이어도를 점령하려 한다면 우리는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선박 건조 1위의 조선강국이다. 해군력 건설은 필요할 때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10년을 내다봐야 한다.

요즘 국방개혁 때문에 시끄럽다. 진정한 국방개혁은 위협의 우선순위를 분석하여 필요한 군사력을 건설하는 것이다. 강한 해군력만이 독도와 이어도를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하여 해군력 건설에 정부와 국민이 노력할 때다.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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