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사일 협박하는 北에 전면 대응 태세 갖춰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일 03시 00분


북한의 위협과 협박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7일 북한군은 남한의 심리전이 계속되면 임진각을 비롯한 발원지에 조준사격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제거를 노린다면 핵 억제력과 미사일 타격으로 맞설 것이라며 “상상할 수 없는 전략과 전술로 ‘서울 불바다전(戰)’ 같은 무자비한 대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의 대남(對南) 협박은 현실화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북한은 2009년 1월 남북기본합의서의 불가침 조항 무효화를 선언하고 5월에 2차 핵 실험을 감행했다. 핵 실험 이틀 후에는 “조선반도는 전쟁 상태로 되돌아간다. 서해 5도에 출입하는 모든 선박의 안전 항해도 담보하지 않는다”고 위협한 뒤 11월 대청해전을 도발했다. 2010년 초부터는 ‘보복 성전(聖戰)’ 운운하며 서해 5도 해역에 포사격을 하고 3월 26일 천안함을 공격했다. 연평도 도발 전에도 자기들 멋대로 그은 해상 경계선을 침범하지 말라고 공갈을 쳤다. 그때마다 우리는 저들의 속셈을 간파하지 못하고 당했다.

북한군이 임진각을 포격한다면 우리 군은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일선부대를 시찰해 “현장 부대는 ‘쏠까요 말까요’를 묻지 말고 선(先)조치 후(後)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상부 지시를 기다리다가 응징타격 시기를 놓치는 사태를 막고, 도발하면 몇 배로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발언이다.

김 장관은 “북한의 도발 유형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끊임없는 토의가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북한군이 ‘핵 참화’와 ‘서울 불바다’를 거론한 만큼 종래와는 다른 대규모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남한에 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우리 군은 이를 요격할 충분한 능력이 없다. 지난 좌파 정권이 요격능력을 갖추는 것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북한은 2009년 두 차례나 동해로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쏘는 위협을 가했다.

안보를 위해서는 아무리 작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한군의 각종 포(砲)와 미사일 동시 공격으로 순식간에 서울이 불바다가 된 뒤의 대응은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상희,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이 보이면 선제 타격을 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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