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그렇게 급하면 군사회담에서 사과부터 하라

  • 동아일보

북한이 북한 내부의 여러 단체를 앞세워 대화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는 최고인민회의를 동원해 남북 국회 접촉과 협상을 제의했다. 6·15 북측위원회를 비롯한 북한의 사회 종교단체들도 일제히 남한의 여야 정당과 단체에 대화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세상 물정 어두운 북한의 상투적인 대화 공세다. 북한이 천안함 도발 이후 남한의 대북(對北) 시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안다면 이렇게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대화 투정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한 정부와 대다수 국민은 이제 북한의 위기모면용 대화 공세에 속지 않는다. 북한의 허수아비 단체와 거수기 노릇을 하는 최고인민회의를 대화 상대로 착각하는 남한 국민이 있다면 한 줌도 안 되는 친북 세력일 것이다. 야당은 국민의 대표답게 더는 북한의 대화공세에 맞장구를 쳐 남남 갈등을 촉발하는 이적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와중에 우리 국회는 5월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회의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옵서버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생뚱맞은 계획을 국회는 접어야 한다.

북한이 대화로 남북 경색을 풀 생각이라면 8일 열리는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진정성을 보여주면 된다.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을 사과하고 무력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 남한의 지원을 받을 기회는 열린다. 오죽하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면 협상 테이블을 떠나야 한다”고 우리 정부에 조언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1일 “과거에는 북한이 ‘통일부 장관 안 된다’고 하면 바꿨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내에) 북한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정책의 원칙을 유지하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대북정책 주무자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발언이다. 정부는 이번 군사실무회담을 북한이 결코 천안함과 연평도를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남한은 쌀 한 톨, 비료 한 줌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주변 여건도 북한 편이 아니다. 러시아가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지금 북한에 필요한 것은 도발을 부인하고 핵개발을 지속하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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