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세일에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증권 투자에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전기 절약에도 타이밍이 있습니다’로 시작되는 전기 절약 캠페인이 흥미롭다. 마트 세일이나 증권 투자에 타이밍이 있다는 말은 이해가 가는데 전기 절약에 타이밍이 있다는 것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계속되는 한파에 따른 난방 수요 증가와 경기 회복으로 인한 산업용 전력 소비 증가로 인해 새해 들어 벌써 네 번째 최대 전력 수요 기록이 경신되었다. 1월 17일 낮 12시 최대 전력 수요가 7314만 kW를 기록했는데 당시 공급능력은 7718만 kW, 예비전력은 404만 kW로 비상 수준인 400만 kW에 근접하였다. 이 시간의 최대 전력 수요는 수요 관리량 150만 kW가 반영된 실적으로 만일 수요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예비전력은 250만 kW 수준으로 떨어지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수요 관리란 전력거래소나 한전의 요청으로 전력 수요 피크시간대에 대규모 사업장의 조업을 일시 조정하여 전력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특이한 현상은 과거에는 전력 수요 피크치가 여름철에 발생하였으나 지난해부터는 겨울철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오전 11시∼낮 12시와 오후 5∼6시에 수요 피크치가 발생하고 있으니 전기 절약에도 타이밍이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 하겠다.
전력 수요가 최고치에 이를 때면 전력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전력거래소에는 긴장감이 고조된다. 전기는 수요와 공급이 반드시 균형을 이뤄야 한다. 전력 수요가 공급능력을 초과하게 되면 전기품질이 급격히 저하되고 정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력거래소와 한전, 발전 자회사들은 피크타임 때의 전력 수요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점심시간을 오전 11시로 앞당기고 겨울철 사무실 난방온도를 18도로 운용하며,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는 난방을 중지하는 등 전기 소비 절약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추운 겨울철에 상시적으로 전기를 절약해 달라는 부탁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특정 시간에는 국민들의 전기 소비 절약 참여가 절실한 실정이다. 오전 11시∼낮 12시와 오후 5∼6시에는 난방을 줄이고 실내온도를 낮추는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이런 사소한 노력이 모든 국민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고, 비상 상황 없이 따스한 겨울을 날 수 있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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