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승직]기능과 실력을 중시하는 공정사회를

동아일보 입력 2010-09-11 03:00수정 2010-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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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역대 최대 규모인 56개 직종에서 2151명의 기능인이 참가한 가운데 7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인천시에서 열리고 있다. 전국기능경기대회는 기능인 최고의 축제로 특히 전문계 고교생에게는 희망의 무대로 통한다. 나도 한번 최고의 기술자가 되겠다는 기능인만의 소박한 꿈을 담고 있다. 이런 열정이 원동력이 돼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을 이뤘고 기능올림픽에서 16번이나 종합우승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학벌이 아닌 실력으로 이룩한 진정한 국가경쟁력이다.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기능 최강국이다. 그러나 기능강국의 역량을 제조업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시스템의 부재로 기능 선진국이 되지 못했다. 기능인재가 국가발전의 성장동력이 되지 못한 큰 걸림돌은 학벌을 중시하는 만연된 교육정서 때문이다. 실력은 무한한 경쟁력의 보고임에 틀림없지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실력보다 학벌을 중시한다. 실력을 중시하는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본질을 바꾸는 단계적인 개혁을 이루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전문계고를 살리고 우수한 기능인재를 경쟁력으로 끌어들여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능인재를 제대로 육성할 직업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능인을 우대하는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우수한 기능인을 마이스터(명장)로 육성하는 시스템 구축과 실력보다 학벌을 중시하는 교육정서 타파도 중요하다.

전문계고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직업교육의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모든 것이 대학으로 통하는 교육정서에 편승해 본질에 충실하기보다 연계교육 같은 임기응변적인 정책에 안주한 결과다. 마이스터고가 최고의 숙련전문가인 마이스터 육성을 목표로 한다면 본질에 충실하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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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항상 기능인을 우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대우(待遇)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능강국의 우수한 자원을 산업현장의 경쟁력으로 흡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능인을 제대로 대우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해야 하며 산업 현장에서의 고충도 국가가 제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매월 기능 한국인을 선정해 격려하는 일이나 최고의 숙련전문가를 선발해 ‘대한민국 명장’ 칭호를 주는 제도는 품격사회를 다지는 초석이므로 적극 장려해야 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일도 중요하지만 메달리스트나 우수한 전문계고 출신을 숙련전문가로 육성해 국가적인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전문가의 탄생이나 신기술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25회에 걸쳐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총 482명이 메달을 획득했지만 15% 정도가 국가발전의 성장동력이 되지 못했다. 안타까운 국력 손실이다.

품격있는 사회는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다. 경쟁력 있는 품격 사회는 앞서 언급한 본질적인 핵심을 로드맵으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이룩할 수 있다. 이는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신성장동력으로 21세기 지식 기반사회를 주도할 부가가치가 큰 경쟁력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이번 전국기능대회가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정서 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나 품격 사회를 이룩하는 일은 학벌이 아닌 실력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서승직 인하대 교수 국제기능올림픽 한국기술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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