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개혁 개방’ 시간이 별로 없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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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2일자 사설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訪中)을 평가하면서 중국의 경제발전을 칭송했다. 이 사설은 “오늘 사회주의 중국에서는 나라의 번영을 담보하는 비약적 발전이 이룩되고 있다”며 중국을 개혁 개방으로 이끈 덩샤오핑(鄧小平) 이론에 공을 돌렸다. 노동신문이 북에서 금기시하던 개혁 개방을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그렇지만 이 사설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총진군’을 강조하면서도 그들의 길을 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경제발전에 아첨을 늘어놓았지만 실제로 따라 배우려는 마음은 없다고 봐야 한다.

북은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권력 승계를 앞두고 중국의 승인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독재체제의 붕괴를 우려해 개혁 개방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북의 말투가 바뀐 것은 그만큼 사정이 다급하다는 증거다. 북은 사정이 어려워 중국에 손을 내밀 때마다 중국의 경제발전상을 칭찬했다. 2001년 중국 상하이에 들른 김정일은 “천지개벽”이라며 감탄했다. 이번에도 지린 성 산업단지를 찾아 놀라워하는 발언을 늘어놓았다.

개혁 개방을 촉구하는 중국의 압박도 어느 때보다 강했다. 올해 5월 김정일의 방중 때 원자바오 총리는 우회적으로 개혁 개방을 촉구했으나 이번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경제발전의 길은 자력갱생뿐 아니라 대외협력과도 뗄 수 없다”며 강하게 주문했다. 김정일도 중국의 강한 요구에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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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은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해 입으로만 개혁 개방을 되뇔 때가 아니다. 개혁 개방을 당장 실천하지 않는 한 정상적인 국가로 자립할 수 없다. 시간도 별로 남지 않았다. 북한이 개방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대가는 커질 것이다.

북이 강권에 의한 암흑 통제 정치로 주민의 불만을 억누르는 것도 이미 한계에 이른 분위기다. 라디오와 중국 휴대전화를 가진 주민에 의해 외부 세계의 소식이 북한 내부로 전달되고 있고 북한 내부 소식도 시시각각 바깥세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탈북자의 행렬이 이어지는 것도 그 증거다. 북이 억지로 둑을 쌓는다고 개방의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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