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승회 경북도교육감, 판공비 아껴 소년소녀가장 도와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24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생각하면 교육감 자리도 불편합니다.”

도승회(都升會·66) 경북도교육감은 6일 도내 초중고교생 소년소녀가장 1395명 모두에게 따뜻한 겨울 외투 한 벌씩을 선물했다.

외투값 3200만원은 도교육감이 올해 업무추진비를 아껴 마련한 돈. 업무추진비의 30%에 해당하는 액수다. 5만원 정도 내던 결혼식 축의금을 3만원선으로 낮추고 식사비용 등을 최대한 절약해 마련한 돈이다.

“98년 8월 교육감 취임 이후 학교를 돌아보면서 가장 마음에 걸린 일이 소년소녀가장과 난치병을 앓는 학생들이었습니다. 부모가 해주는 밥 먹으면서 건강하게 학교 다니는 학생에 비해 이런 학생들은 주위의 관심이 정말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지난해와 99년에도 업무추진비를 절약해 마련한 돈으로 경북지역 소년소녀가장 2500명에게 두툼한 체육복을 한 벌씩 나눠주었다. 5월에는 난치병을 앓는 200여명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여 10억원을 모으기도 했다.이 돈으로 도내 25개 병원에서 난치병 학생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보잘것없는 선물이지만 소년소녀가장 학생들이 올 겨울을 좀 더 따뜻하게 보내고 용기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도교육감은 “학생들이 체육복을 잘 입고 다닌다는 편지를 보내올 때면 교육감 이전에 교사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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