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회장후보 정재헌씨 지명 서울변협회장 박재승씨 선출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45분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차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후보에 정재헌(鄭在憲·64·고시13회) 변호사를 지명하고 신임 제86대 서울변호사회 회장으로는 박재승(朴在承·62·사시13회) 변호사를 선출했다.

대한변협 회장은 다음달 26일 대한변협 총회에서 전국 13개 지방 변호사회가 추천한 후보들 중에서 간접선거에 의해 선출된다. 대한변협 회장은 전체 대의원의 65%를 차지하는 서울변호사회 추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관례다. 정변호사는 이날 경선에서 유효투표수 1166표 중 과반수가 넘는 671표를 얻었다. 정변호사는 서울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뒤 82년 변호사로 개업했고 97년 서울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했다.

박변호사는 유효투표수 1162표 가운데 597표를 얻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정재헌 변협회장 후보 "국정비판 앞장서겠다"▼

“대한변협은 앞으로 국정비판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위기에 처한 변호사들의 이익을 최대한 대변할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의해 차기 대한변협회장 후보에 당선돼 사실상 차기 변협회장으로 선출된 정재헌(鄭在憲)변호사는 당선소감을 이 말로 대신했다.

정변호사는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은 국부유출과 국론분열 양상이 심각해 대한제국과 월남 말기를 연상시킨다”며 “대한변협이 앞장서 정치권을 비판해 나라가 제대로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호사업계가 지금만큼 어려웠던 때가 없었다”며 “지금까지 대한변협이 회원들의 권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 대한변협 집행부를 질타했다.

정변호사는 특히 사법시험 합격자 수의 급증을 변호사업계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이에 대해 제동을 걸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세계 어느 나라도 변호사의 공익활동을 법률로 정해 놓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에 공익활동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익활동의 법적 의무화에 대한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박재승 서울변협회장 "사시 정원 늘어 부작용"▼

신임 서울변협회장으로 선출된 박재승(朴在承)변호사 역시 사시합격자수 증가로 변호사업계가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박변호사는 “현재 국민의 법률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합격자 수가 늘고 있어 변호사업계는 포화상태에 처했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변호사와 달리 변호사의 공익활동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을 개진했다.

“현재 변호사 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 회복이다. 이를 얻으려면 공익활동을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로 인한 회원들의 불편은 줄여 나가겠다.” 그는 또 “모든 국민이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 있고 당연히 변호사단체도 모든 분야에 대한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서울변호사협회도 국정 비판에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숨기지 않았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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