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게이트'김한조씨 "나라위한 봉사가 후회스럽군요"

  • 입력 2000년 9월 22일 18시 58분


“나라를 위해 내 재산을 다 써가며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관심과 냉대뿐입니다. 하지만 나는 정신적 타박상을 입지 않고 당당하게 내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70년대 후반 주한 미군 철수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 의회 언론 등을 상대로 맹렬한 로비를 펼친 이른바 ‘코리아게이트’사건의 주인공 김한조(金漢祚·76)씨. 81년 귀국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 모 대학 인근의 허름한 집에 살고 있지만 ‘쫓겨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는 “보상을 받으려고 조국을 위해 애쓴 것은 아니지만 ‘이××야, 나가’라는 막말까지 듣고 싶지는 않다”면서 “이제는 과거의 일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53년 미국으로 유학가 부와 명예를 쌓은 김씨는 당시 미국 포드대통령의 방한을 이끌어내고 주한 미군 철수 여론을 잠재우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김씨는 엄청난 로비 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수사를 받고 회모독죄로 실형을 살았으며 엄청난 변호사 비용을 갚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김씨는 “조국이나 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모든 책임을 내가 졌다”면서 “정부가 변호사 비용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미국에서 출간할 ‘백만장자의 빚’이라는 자서전을 집필하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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