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조양호회장, 국제항공업무 화려한 복귀

  • 입력 2000년 6월 26일 19시 54분


대한항공 조양호(趙亮鎬·51) 회장이 22일 오전 11시반(현지시간) 미국 뉴욕 치프리아니홀에서 ‘화려하게 국제항공 업무에 복귀’했다.

이날 조회장은 미국 델타, 프랑스 에어프랑스, 멕시코 아에로멕시코 등 유수 항공사와의 포괄적인 업무 제휴 체제인 ‘스카이팀’ 구축에 합의하는 문서 서명식에 직접 참여했다. 이날 조회장은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꼈다. 지병인 고혈압과 심근경색이 악화될까 염려될 정도였다.

지난해 4월 대한항공 회장 취임 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부회장)와 국제관계 업무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힌 조회장이 스카이팀 결성식에 참여한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나 회사로서 ‘큰 고비’를 넘기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날 공식행사 수일전 까지만 해도 심이택(沈利澤) 대한항공 사장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카이팀의 다른 회원사들이 모두 회장이 참석해 대한항공측에도 조회장의 참석을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돼 3월 병보석으로 풀려난 조회장은 6월 14일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와 함께 여행허가 신청도 받아들여져 이날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회장 취임 후 대항항공 장래를 좌우하는 ‘창사이래 가장 중요한 사업’을 일단락 지었다.

회사로서도 의미가 크다. 대한항공은 97년 10월 조양호 당시 부회장의 적극적인 제의로 스카이팀 결성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잇단 사고로 제휴 협상은 지지부진해졌다. 제휴 관계를 맺는 항공사들은 안전 등 회원서비스를 상향 표준화하기 때문에 가입 자격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스카이팀이 무사히 결성돼 잇단 사고 이후 대한항공이 취해 온 항공기 안전에 관한 조치와 투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

대한항공측은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5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평양에서 돌아오는 수행원과 기자단을 태운 비행기에 대항항공 여객기가 투입된 것을 의미심장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대한항공측은 “조회장은 앞으로도 외국 항공사와의 제휴관계나 항공사의 장기 발전 방향에 대한 전략수립 등의 업무를 직접 챙기고 일상 업무는 심사장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회장이 일반업무는 일일이 관여하지 않더라도 회사경영의 큰 그림은 직접 그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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