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금숙씨, 정부 연찬회서 '전자정부론' 설파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정부개혁을 운운하는 분들이 전자정부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어 갓 전입온 주제에 질책성 발언을 했습니다. 비난보다는 ‘할말을 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걸 보니 옮겨오길 잘했습니다.”

정부 부처 내 ‘계약직 민간인 1호’를 기록한 기획예산처 위금숙(魏金淑·35)씨. 공식 발령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개혁실 직원 연찬회에 따라가 ‘웃분’들에게 전자정부론을 설파한 ‘통 큰’ 직원이다.

정부 조직 내부의 효율화에만 초점을 맞춘 ‘전자정부’의 정책방향을 행정의 편리 투명 신속성에 둬야 한다는 게 발언의 취지. 다행히 이계식실장 등이 “큰 역할을 기대한다”며 지원사격을 해줘 고참들과 쉽게 융화하는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위씨의 전직은 행정자치부 정보전산소 전문위원. 계약직 공무원으로서 부호표준화 등 정부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정부조직 전반의 업무흐름을 재조정하는 일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기획예산처의 문을 두드렸다.

“월급도 깎이고 야근도 많아질 텐데 왜 떠나느냐는 얘기가 많았어요. 어떤 분들은 ‘정부개혁실 자체가 곧 없어질 텐데…’라고 ‘걱정’해 주시더군요.”

위씨가 맡은 업무는 중복되고 공동활용이 안되는 민원 행정서비스 업무를 통합하는 것. 부처마다 두고 있는 4253종의 민원업무를 통합하면 “당장 문서수발이나 자질구레한 총무업무를 줄일 수 있어 인력을 아낄 수 있다”고 위씨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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